위시를 알기 이전에 내가 아는 엔시티 노래라고는 소방차, 영웅, 핫소스 정도밖에 없었어서 사실상 엔시티를 모른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료가 엔시티 팬이라고 하길래 엔시티 다른 그룹들의 노래를 찾아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듣다가 완전 내 스타일의 앨범을 발견하게 되었었다.
총 아홉 트랙으로 구성되어 있는 앨범이다.
트랙 배치가 빠른 세곡, 중간 속도의 세곡, 느린 속도의 세곡 순서로 배치가 되어있다.
노래를 빠른 곡, 느린 곡을 섞어 듣는 걸 좋아해서 섞어서 들어 봤는데, 오히려 섞는 것보다 트랙 순서대로 듣는 게 좋은 것 같다. 빠른 곡이랑 중간속도 곡을 섞으면 상관없는데 느린 곡이 생각보다 더 느려서 속도차이가 많이나 어색한 것 같다. 느린 곡 나오다 빠른 곡 나오면 몸이 리듬을 못 따라가는 느낌이었다.
track 1. Fact Check (불가사의; 不可思議)
처음에는 칠감(일곱 번째 감각)이란 곡을 추천하는 글을 보고 그 노래를 들었는데 생각보다 내 취향까지는 아니었다.
그러다 연관 동영상으로 배기진(Baggy Jeans)을 듣고 노래가 너무 좋아서 다른 엔시티 곡을 더 파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로 유튜브 알고리즘에 삐그덕 연말 무대 영상 하나를 보게 되었고, 그 후에 또 다른 삐그덕 연말 무대 영상이 보이길래 봤는데 거기서 불가사의를 듣게 되었다.
그게 바로 이 아래 영상이다.
https://youtu.be/-WuRokyVIXU?si=RsyJA9wivirOzLik
이 영상으로 삐그덕이 들어간 앨범과 불가사의가 들어간 앨범의 트랙을 전부 들어보게 되었다.
삐그덕도 굉장히 힙하다고 생각했는데 불가사의도 너무 멋있었다.
삐그덕, 불가사의 두 곡 모두 '이게 127이구나!' 이걸 다른 남자 아이돌이 커버를 한다는 걸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굉장히 강한 그룹의 정체성과 색채를 느꼈다.
불가사의 노래에서 'Check the facts go check that' 반복도 중독성 있고 정말 재밌었지만 중간중간에 '우~~~~ 난 불가사의' 하는 부분이 너무 재밌는 것 같다. 이집트 문명을 생각나게 하는데 무겁고 강한 비트도 들어가니까 너무 오리엔탈리즘이 느껴지지는 않고 재밌게 느껴진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 부분 춤도 처음 봤을 때 미라가 연상됐었다.
track 2. 무중력 (Space)
이 앨범에서 제일 좋아하는 곡이다. 손뼉 치면서 리듬 타기 좋았다.
일렉 오버드라이빙하면 나는 소리인 건가? 디스코 앨리시움에서 노을 지는 부둣가 배경에서 이 일렉 소리를 내내 들었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들어서 반가웠다. 여기서는 이 소리로 우주에서 표류하는 느낌을 주려던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관악기 소리가 날 때는 우주를 유영하며 고양이가 색소폰을 불고 있을 것 같아서 좀 피식했다. (찾아보니 브라스 소리라고 한다. 브라스라는 악기가 있나 했더니 이런 느낌의 소리를 내는 악기들를 모아서 브라스라고 한다고 한다. 색소폰, 트롬본, 호른 등등)
굉장히 직관적이게 'Space'라는 가사가 쓰이는데 이 부분의 신스 효과를 라이브에서는 어떻게 표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음원상으로는 멋쟁이 파트가 아닐까 싶다. 같은 앨범에서 밤하늘 느낌이 나는 love is beauty라는 곡과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track 3. Parade (행진)
이것도 무대 영상을 봤던 걸로 기억한다. 근데 이 노래는 진짜 불가사의랑 무중력보다 더 내가 알던 엔시티에 가깝게 느껴진 노래였던 것 같다. 127의 보컬과 랩이 모두 잘 느껴지는 곡이었다. 비트로 군악대 드럼 비트가 들어가서 행진하는 느낌을 주는 것도 재밌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track 4. Angel Eyes
도입 듣는데 왜 이렇게 청량한 거지... 신나고 힘찬 노래는 언제나 들어도 좋다. 소년만화 같은 노래다.
track 5. Yacht
여름쯤에 남자 래퍼랑 여자 솔로랑 콜라보해서 듀엣으로 음원 낼 때 하는 노래 같다. 힙합인데 좀 로우 한 느낌이라 묘하게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track 6. Je Ne Sais Quoi
'je ne sais quoi' 이걸 구글 번역에 넣어보니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라는데 가사에서는 무슨 느낌으로 쓴 건지 모르겠다. 랩 하다가 중간에 '제네세콰' 한번 하는데 모르겠다.
낮고 빠른 랩과 느린 보컬이 밀고 당기는 곡인데 Yacht 보다 발랄할 때는 발랄한데 힙합해야 할 때는 더 힙합해지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들쑥날쑥 전개가 나쁘지 않은데, 일반적인 리스너들이 이런 곡을 들으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해지는 곡이다. 이렇게 들쭉날쭉한 게 뭘 할지 모르겠다는 걸 표현한 건가?
track 7. 별의 시 (Love is a beauty)
엇박으로 빛나는 별소리와 정박으로 빛나는 별소리 그리고 삐뾰삥 거리는 귀여운 별소리가 나는, 밤하늘 같은 노래다. 이 노래에서도 Space처럼 디스코 앨리시움이 생각나게 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이것도 아마 일렉 소리 때문인가? (이 정도며 거기서 평생들을 일렉 종류는 다 들어 본 건가 싶다.)
track 8. 소나기 (Misty)
노래에서는 소나기 소리는 안 느껴지지만 처음부터 물소리로 시작해서 곡 중간에도 물방울 소리가 나게 표현이 된 좀 직관적이게 표현한 노래가 아닐까란 생각을 했다.
앨범 전체적으로 표현을 굉장히 직관적이게 물이면 물소리, 우주하면 우주소리, 별이면 별소리를 넣은 게 특징이지 않을까 싶다. 덕분에 주제가 명확하게 인식이 돼서 이해하기 쉬웠던 것 같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 수 있어 재밌었다.
노래랑 뮤비를 보다 보니 127 멤버 구성도 점점 익숙해지고 이름도 외워가는 것 같다. 처음에 한 7 명인 줄 알았는데 영상마다 사람수가 다른 것 같아 찾아보니 중간에 들어오고 나가고 엄청 변화가 많았구나 싶었다. (현재 최종 NCT 127 멤버수는 8명이라고 한다.)
엔시티 위시도 엔시티인데 이런 강한 사운드의 힙합이나 SM 남자아이돌 같은 노래들을 언젠가는 하게 되려나 싶기도 했고, 그게 아니더라도 127의 Fact Check처럼 위시라는 그룹만의 정체성이 느껴지는 그런 곡을 하게 되는 날이 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